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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 2 후기


BY 모니카 2011-07-26 18:01:25

카 2 후기


픽사 스튜디오는 최초의 작품 '토이 스토리(Toy Story, 1995)' 이래로 언제나 경이로움을 안겨주는 작품들을 발표해왔다.

그 중의 하나인 '카(Cars, 2006)'는 많은 이들에게서 저평가 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매우 좋아하는 작품이다. '카'에는 픽사의 기술과 가슴 이외에도 자동차를 사랑하는 사람이 만들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디테일함이 가득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픽사 25주년 기념작 '카 2'는 전편에 가지고 있던 기술적인 디테일을 제외하고 나면 모든 부분에서 픽사의 작품이라 보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전편(혹은 픽사의 다른 작품)이 가지고 있던 잃어버린 것들을 돌아보는 따뜻한 시선은 사라지고 오직 엔터테인먼트만 남아있다. 바로 이 점이 픽사의 작품을 좋아하고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실망스러울 수 있는 점이다.

영화를 'Cars 2'가 아닌 스핀오프로 발표했더라면 하는 생각도 든다. 실제로 전편의 주연이었던 레이싱 카 '라이트닝 맥퀸(오웬 윌슨)'보다는 녹슨 견인차 '메이터(래리 더 케이블 가이)'의 캐릭터 비중이 더 높아 보인다. 미국의 노동계급을 상징하며 남부 사투리를 걸쭉하게 늘어놓는 시골뜨기 '메이터'는 전 세계의 대도시로 상경해 좌충우돌 첩보전을 펼치며 음모를 분쇄하고 우정과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한다는 다소 식상한 내용을 담고 있다.

'007 시리즈(1962~)'의 음모와 액션, 알프레드 히치콕의 일련의 첩보물을 연상시키는 해프닝들은 재미있는 편이지만 익숙한 클리셰와 진무한 감동, 유머 코드는 아쉬운 점이다.


'카 2'는 자동차를 좋아하는 개인적인 기호 덕분에 상당히 즐겁게 본 작품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액션은 물론 배경 또한 전편의 작은 시골마을과 경기장에서 벗어나 도쿄, 파리, 이탈리아, 런던의 풍물을 묘사하는 등 스케일과 볼거리가 대폭 늘어나 시각적인 즐거움도 만만찮다. 그러나 자동차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지 않는 성인관객이라면 지루함을 느낄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ps. 개인적으로 영국 첩보원 '핀 맥미사일'의 캐릭터로 '007 제3탄 - 골드핑거(Ian Fleming's Goldfinger, 1964)'에 처음 등장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 가장 대표적인 007카라 불릴만한 포드의 애스톤 마틴 DB5(The Aston Martin DB5)이  등장과 영국배우 마이클 케인의 연기가 특히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