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사회에 당첨된 "또 하나의 약속"을 남편과 보았다 

시사회도 처음이지만 뜻밖에 출연 배우들의 무대 인사도 보너스로

받아 영화를 보기 전 기대감을 더욱 높여 주었다

 

평범한 가장인 아빠가 대기업에 취직 되었다며 그토록 좋아했던

딸의 어처구니 없는 죽음 앞에 투사가 될 수 밖에 없는 사연은

우리 사회에서 실종된 정의라는 두 글자를 새삼 깨닫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이름만 들어도 대한민국 전국민이 익히 알고 있는 대기업이

정작 근로자들의 업무 환경에 대해서는 어찌 그리 인색하기만 한지....

인간의 존엄성이란 말은 글자 그대로 책에서나 볼 수 있다는 말인지

 

지금의 현실은 어떤지 모르지만 적어도 영화에 나오는 상황안에서의

대기업의 모습은 결코 도덕적이지 않았다

버젓이 근로자들에게 이름도 생소한 병들이 발생하고 있고, 또 그병으로

쓰러지고 있는 게 현실인데도 사실에 대해 인간의 존엄성을 인식하여

대처하는 게 아니라 그저 입막음용 돈으로만 모든 걸

해결하려 드는 그 행태가 요즘 우리 사회에서 흔히 말하는

철저한 갑과 을의 관계에 불과하다는 생각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였다

 

소시민들의 바램은 가족의 행복인 지극히 평범한 건데 그 조차도

이루기가 쉽지 않다면 과연 우리 사회에 희망이 있긴 한건지를

되돌아 보게 하였다

 

비록 사랑하는 딸은 백혈병이라는 병 앞에 스러졌지만 아빠는

주위의 냉대와 차가운 시선, 외면 앞에 굴하지 않고

딸을 위해 기어코 업무상재해 인정이라는 결과를 받아 들고서

비로소 딸 앞에 그 마음을 내려 놓는 걸로 영화는 끝이 났다

 

영화가 끝난 후 자막이 올라가는데 너무도 많은 분들의

두레 후원 명단이 끝도 없이 이어질 때 나는 몹시 부끄러웠다

적어도 이 영화를 보기 전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으므로....

 

우리 인생에 조연은 없고, 모두가 자신의 인생에서는 주인공일뿐

모래 알이 그 자체로는 힘이 없지만 한 알 한 알이 모여 거대한 언덕을

이루듯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주변에 널리 이 영화를 알려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영화를 만든 분들의 뜻이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공감으로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아주 좋은 영화에 초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