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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근도둑 이야기]를 만나다.


BY 이현숙 2008-01-12 11:17:14


공연 정보를 찾아보니....
[늘근도둑 이야기]는 1989년에 처음 공연됐던 작품이라고 하네요.

와~~~ @_@

오래되었다는 건 꾸준히 사랑받아왔던 연극이라는 말이기도 해서...
두 명의 도둑을 통해 보는 세상 이야기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기대도 되고
배우들의 연기가 어떻게 조화를 이뤄낼지 궁금하기도 하고~

(티켓이 조금만 저렴하면 좋을텐데...;ㅁ; 그 점이 가장 아쉽군요.)

극장 안의 불이 꺼지고 잠시 어둠 속에 앉아있으니
누군가 조심조심 나오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무대엔 왠 할아버지 두 분이 서계십니다. -_-;;;
이 작품의 주인공이 제목의 장본인인... 늘근 도둑의 등장!!!!??

서있는 것도 버거운 듯한 두 할아버지가
오밤중에 어이하여 도둑질을 하시겠다고 이 먼길을 나신 걸까?

단순히 어느 부잣집....이라기엔 뭔가 상당히 수상쩍은 공간에서
도둑질하기에 적절한 시점을 기다리며 더 늘근 도둑과 덜 늘근 도둑이 나누는 대화에
귀 기울여 듣기 시작했습니다.

세태를 꼬집는 이야기에 박장대소하다가도 문득 갑갑해하기도 하고
두 도둑님(?)의 대화를 들으며 공감도 하고 그렇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듣게 만드는 힘은
배우분들이 워낙 노련하셔서 나올 수 있는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박원상씨, 정경호씨 캐스팅으로 봤는데 두 분 정말 대사 치고 받는 게 예술이었거든요.
아직은 공연 초반이라서 중간에 대사가 엉킬 때도 있었지만....ㅎㅎㅎㅎ~
아참!! 여러 역할을 담당한 최덕문씨 연기도 결코 놓칠 수 없는 재미랍니다.
더블 캐스팅의 다른 분들의 연기는 또 어떨까 살짝쿵~ 궁금해지기도 하네요.

세태를 풍자하는 대사도 대사지만....
관객을 공연 속에 끌어들여서 재미를 느끼게 하는 면이 탁월했습니다.
순식간에 벽에 걸린 그림도 되었다가~
문제 많은 절도당 각료도 되었다가~

공연을 보실 계획이시라면
예약하실 때 앞에서 2~3번째 줄에 앉으시면 더 즐겁게 보실 수 있으실 거예요.

정신없이 웃다보니 공연시간이 순식간에 휘리릭 지나가 버린 기분입니다.

문제도 있고 어려움도 있고 갑갑하기도 한 세상살이지만...
이렇게 웃고 살다보면 좋은 날이 더 많지 않을까요???

많은 관객에게 기운을 팍팍~ 불어넣어주는 웃음 넘치는 멋진 공연이 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