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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나무그릇으로 자란 " 가믄장아기 " ♣


BY 운도미엘 2008-04-07 13:05:42


2004년부터 주목받기 시작하여 ~

한국에선 21년만에, 한국 대표작으로

2008년 제 16 회 세계아시테지 호주 총회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된

유명한 작품 [가믄장아기 ]를 드디어 만나고 왔답니다

마로니에공원 뒤편에 위치해 있는 씨어터디아더 공연장은

창작극 전용극장으로 운영되고 있답니다

 

오프닝전에 관객들과 ~

비내리는 연못을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3파트로 나뉘어 개구리소리, 우두두두~비내리는 소리, 우르르쾅쾅 천둥소리를

입으로 연주해보는데 ~ 아이들도 신나하고 어른들도 흥이 났답니다

 

제주설화를 바탕으로 하여 ~ 제주도방언을 주대사로 이끌어갑니다

많이들 알고 있는 [혼저옵서예] 는 알겠는데

[ 매깨라 ] [ 겅호게마슴 ] 는  어떤 말인지 첨 배워보았어요

[ 매깨라 ] 는 깜짝 놀라고 기가 막힐때 쓰는 말이고

[ 겅호게마슴 ] 은 그렇게 합시다라는  뜻이랍니다 

전통극은 무엇보다도 관객들의 호응도가 중요한데

이날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많아서 아주 신나는 공연이 되었어요

 

다소 긴 시간의 공연이고 어려운 부분이 많이 있는 작품이에요

일단 6세이상으로 관람유도를 하는데 

장시간 앉아 있기에는  지치고 힘들고 산만해 질수 있고

어두운 장면, 약간 무서운 거지탈의 춤,  큰 소리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울음을 터트리고 엄마를 찾는 경우가 많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유수는 워낙 무서운 거를 잘 보고, 2시간 넘는 장시간 공연도

거뜬히 넘기는 형이라 아주 재미나게 잘 보고 왔어요

 

말총과 명주실로 만든 아쟁의 음과 신명나는 장구소리~

이에  구수한 넋두리 같은 창소리가 더해지고

깜짝 놀랄 정도로 수시로 변하는 얼굴표정과 목소리~

그 무엇하나도 놓칠 수 없는 ~ 한눈 팔지 못하는 하는 멋진 공연

[ 가믄장아기]

 바람많고 돌 많은 제주섬에서, 거지 부부가 세 딸을 낳았어요

첫딸은 은그릇으로 먹여 살려 [은장아기] 라 부르고

둘째딸은 놋그릇으로 먹여 살려 [놋장아기] 라 부르고

셋째딸은 검은나무그릇으로 먹여 살려 [ 가믄장아기]라 불렀답니다

 

가믄장아기가 복덩어이라 ~ 거지부부는 엄청난 부자가 되었어요

부자가 되어 거만해진 가믄장아비 거지대감이 하루는

세딸을 불러 물어봅니다

" 너는 누게 덕에 살암서?" 하고...

이에, 은장아기와 놋장아기는 "부모덕" 에 살았다고 대답합니다

그러나, 가믄장아기는 " 배꼽아래 자궁덕" 이라 말하며,

달거리천을 꺼내 보이는데 ~ 

이에 거지대감은 더러운 것을 보인다 하여

화를 내며 가믄장아기를 쫓아내버립니다

 

집을 나선 가믄장아기는 하늘님에게

"하늘님아, 하늘님아, 나 갈 길 알려줍서, 나 갈 길 알려줍서.."

기원을 드려봅니다

사나운바람이 길을 막고  거센파도에 휩쓸려 죽을 고비를 넘기고

무서운 숲의 도깨비가 길을 막지만,

빨간 달거리천을 부적으로 삼아 험난 고난을 이겨냅니다

 

산속을 헤메던 가믄장아기는

마를 캐어먹고 사는 마퉁이들의  초막에 도착하고

마퉁이 형들은 낯선곳에서 온 가믄장아기를 불길하게 여기지만

막내 마퉁이만은 가믄장아기를 공손하게 대접하고

이에 가믄장아기는 부부의 인연을 맺자고 청합니다

 

마퉁이 형들이 가믄장아기부부를 못살게 위협하자

가믄장아기부부는 산을 내려와 돌뿐이 밭을 일구어 살기로 합니다

땅을 일구어 볍씨를 뿌려 농사를 짓고~ 물길을 끌어다 대고

어느덧 쑥쑥 자란 벼들은 ~  황금벌판을 이루어냅니다

가믄장아기부부는 그 쌀로

" 하늘의 자궁" 인 땅에 감사제를 올립니다

 

첫째딸, 둘째딸의 역활까지 맡아한 가믄장아기

첫째마퉁이, 둘째마퉁이 역활까지 맡아한 막내마퉁이의

표정연기와 목소리 연기는 감탄을 금치 못할 정도였어요

 

또, 중간중간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마퉁이 어미역을 하신 분의 능청스런 연기와 재미난 표정도

말로 표현 못할정도로 일품이었답니다

 

공연 내내  ~ 이악기 저악기로 흥겨운 가락과 추임새를 넣어주는 배우분은

거지부부가 세 딸을 낳는 장면에서

아주 실감나면서도 한편  너무나 웃긴 비명소리를 질러주셔서

관객들을 웃음의 도가니로 만드셨답니다

 

정말 멋진 마무리인 엔딩의 인절미 파티 ~

많은 전통극과 연희극을 봤지만~

이렇듯 강렬하고 찡한 느낌을 받은 작품은 처음이네요

세계 어디곳에 내놔도 전혀 손색없는 작품입니다